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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17일 일요일

1월 14일 자카르타 테러 후 반응들

극과 극의 반응을 보여준 인도네시아 사람들
1 14일 자카르타 시내 폭탄 테러 사건을 바라 보며



1 14일 목요일 오전 10 40인도네시아인들을
아니,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자카르타로 집중시킬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요 관공서와 각국 대사관, 고급 호텔들이 밀집한 
번화가의 한 몰 주변에서
(구체적으로 탐린 거리에 위치한 사리나 쇼핑몰 1층의 
스타벅스 건너편 경찰 초소 부근
자살 폭탄과 총기를 이용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 7(테러범 5, 인니인 1, 네덜란드인 1), 
부상 24(인니 경찰 5, 인니인 15, 외국인 4)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일 저녁,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안톤 차를리얀 대변인 역시 
이번 테러가 인도네시아 내부의 이슬람국가 연계 세력의 소행이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
오늘 테러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 양상과 닮았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현지 뉴스에서는 경찰 총격 장면을 분주하게 방송하며 
시민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했고
자카르타 주요 도로는 모두 통제되었으며
각종 SNS에서는 근거 없는 루머들이 떠돌아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테러리스트의 정체, 배후, 정확한 피해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불안한 시점에서
‘현재 자카르타 도심 곳곳에서
(심지어 다섯 군데라며 구체적으로 지명까지 언급됨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며
다음 타깃 장소로 테러범들이 이동 중’
이라는 불분명한 단체 메시지가 마구 돌았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쇼핑몰과 호텔 목록까지 
여기저기서 메시지가 들어오자 
나 역시도 불안해 미칠 지경이었다

12시 쯤, 오늘 수업은 취소한다며우리는 모두 괜찮으니 
선생님도 자카르타 시내로 나오지 말라는 전화를
한 학생으로부터 받았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카르타 시내에 있을 지인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이 걱정되어 마음이 바빠졌고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뉴스를 통해 테러 소식을 듣고 
또 얼마나 나를 걱정할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다행히 오후 4시가 지나자
 테러범 7명이 모두 사살되거나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고
그 이후에서야 안심이 되었다.

 IS와 테러범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불안에 떨고 
그들을 두려워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듯
오후에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유머러스한 사진과 
각종 재치있는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물론 테러나 기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며 사람들을 구한 가슴 훈훈해지는 영웅담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이 유머러스한 인도네시아인들은 조금 달랐다
불과 오전에 불안에 벌벌 떨던 것도 잠시,
테러 현장에 출동하는 장면이 포착된 
잘생긴 경찰관의 신변을 찾는데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이 총 출동했고
심지어 경찰관들이 사용한 
가방과 신발 브랜드에까지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석해 보자면, 
"#직장에서의 남성 차림
#가방은 TUMI, 
#스니커즈는 아디다스와 구찌 제품"

못 살겠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 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그 주목받던 잘생긴 경찰관...
신상이 다 털렸다.
그런데...
진짜 잘 생기긴 잘생겼다.

(사진출처 : http://www.bintang.com/lifestyle/read/2412477/selepas-bom-sarinah-polisi-ganteng-ini-renggut-hati-netizen)

경찰이 이렇게 멋지다니... @.@

한국에서도 몇 주 전,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산 경찰들과 함께 시내 추격전을 촬영했는데, 
잘생겼다고 난리난 형사님이 한 분 계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45691)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카르타 테러 발생 직후 불과 두 시간 만에 
사건 현장에서 느긋하게 사떼(꼬치구이)를 굽고 있는
노점 상인의 모습이 포착되어 웃픈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해석해 보자면,
"이 사떼부스는 테러현장에서 겨우 100미터 떨어져 있으며,
두시간 전부터 지금까지(SNS를 작성한 시점이
테러 발생 후 두 시간 쯤 지난후... 헐 ㅋㅋㅋ)
여전히 이 남자는 그의 사떼를 굽고 있고,
사람들은 계속 사떼를 주문하고 있다.
ㅋㅋㅋㅋ
이것이 바로 자카르타다!!!!
당신들은 자카르타 사람들을 테러할 수 없으며,
두려움은 우리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와우! 멋지다 유후~~!!

하루 뒤인 오늘은
대통령의 테러 현장 방문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시민들 역시 어찌나 일상에 재빠르게 복귀했는지
한 상인은 3명이나 사망한 테러 현장에서
여전히 천연덕스레 땅콩을 판매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어도 며칠간은 자카르타가 통제되고
시민들이 불안에 떨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희생자 추모와 함께
또 다른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게
보란 듯이 우리는 테러를 겁내지 않는다는 캠페인을 펼쳐 나가고 있다.

photo by BBC Indonesia's post


테러 방지를 위해 모두가 눈과 귀를 열고,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턱대고 벌벌 떨거나 두려워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결코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아, 물론 인도네시아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빨라도 너무 빨라서 문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아직은 인니 전역에 1급 경계령이 발령된 상황인데 말이다
ㅠㅠ

아무리 극악무도한 IS 테러리스트들이라 하더라도
이 대책 없이 긍정적이고, 용감하고, 유머러스하며,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결코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래 사진은 
영화 촬영 중이 아니라
경찰들마저 차량 뒤에서 몸을 보호하며 용의자들과 대치하는 와중에
충격과 공포 속에서도 구경은 꼭 해야겠는지 
경찰들 뒤에 모여서 자리를 지키고 구경하는 
의지의 인니인들 모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1개:

  1. 안녕하세요. 지나가면서 생활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최근에 뜸하신 듯하여, 송구스럽게도 댓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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