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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일 일요일

종강파티 @면의 전설


1월 ~4월 한국어 수업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을 무렵
수업 종강을 앞두고 나와 초급2반 학생들은
요즘 '핫'하다는 세노파티의 짬뽕집 면의전설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렇게 대놓고 한국어 빨간 간판 ㅋㅋㅋ
맛있는 짬뽕집이 생겼다고 소문을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실은 우리 학생들이 한국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짜장면
(지난해 8월부터 자장면, 짜장면 둘 다 복수 표준어 인정된 것 다들 아시죠?)과 
짬뽕을 무척 맛보고 싶어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 까만 Mie가 뭐냐고 늘 물어보고, 맛이 어떠하냐고...
그럼 난 살짝 짭짤하고~ 고소하고~ 쫄깃쫄깃~하다고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수업중에 설명하고는 했다.

어찌됐든 7시 모임에 나는 6시 반부터 기다렸는데...
(아, 인도네시아는 자리가 다 끝나고 9시에도 도착하는 사람들도 환영받고
새로 주문해서 그 사람이 다 먹을때까지 기다려주는 분위기.
 무한대의 여유)

우리 똑똑한 리아니 씨가 예약해 놓은 덕분에 
2층 한가한 곳에 단체석을 배정받았고~
식사 시간 맞춰가면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한가한 곳을 원하면 2층으로 안내해 달라고 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학생들도 하나둘씩 모이고...
이렇게 깔끔하게 테이블 세팅을 해준다.



아... 우리는 돼지고기를 금하는 무슬림들과 
무슬림 아닌 사람들이 자리를 구분해서 앉았는데,
탕수육은 치킨 탕수육으로 고기를 바꿔서 주문이 가능하지만
짜장면은 아쉽게도 오로지 돼지고기로만 만든다고....ㅜㅜ
그래서 치킨 탕수육에 짬뽕에 콩국수에 냉면에 이것저것 여러개 시켜보았다.
아니 근데 짜장면은 안 먹으면서 소주는 한 병 시켜보라는 이 아이러니!
ㅋㅋㅋ 
나는 이 날 소주 한 병가지고 열명이 나눠 마시는 기적을 보았다.

냉면을 인도네시아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Mie dingin'
우리말 그대로 차가운 면인데
이 나라에는 차가운 면 개념이 없어서 학생들이 굉장히 낯설어하고
심지어 치를 떠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웬걸~ 
냉면 맛 보고는 계속 맛있다~맛있다~ 연발하며
더 주문하자고 ㅋㅋㅋ
우리 나라 냉면 짱이야~
아, 소갈비 먹고 입가심 냉면의 맛을 알려주고 싶다 ㅋㅋㅋ

그 소문만 듣던 해물짬뽕
세상에 이렇게 푸짐하게 나온다.
저 키조개 한국에서 엄청 비싸지 않나?
우와 새우가 몇 마리야? 오징어에~ 야채에~
오 마이갓!
행복해~
인도네시아에 와서 얼큰한 해물짬뽕을 잘하는 집이 없어서
포기하고 살았던 음식 중의 하나 짬뽕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해산물과 회로 유명한 청해수산 사장님이 새로 연 가게라고...!

짜장면도 달달하니 고소하니 맛있었다.
게다가 여기는 양도 엄청 푸짐하다.

그런데 한창 맛있게 잘 먹던 우리 학생들 중에
메리 씨가 갑자기 어색하게 배가 아파 화장실을 가겠다고 밖으로 나간다.
굳이 나를 불러서 화장실 가겠다는 얘기를 하고 가길래 뭐지? 다녀오세요!
라고 했는데 갑자기 학생들 밖에서 헐레벌떡 달려오며
어색하게 '선생님 메리씨가 기절했어요!'
난 상황이 이상했지만 순간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갔더니
세상에... 우리 학생들....
ㅠㅠ


예쁜 꽃다발에 커다란 선물 상자에 노래까지 부르며 들어온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즐겁게 수업해줘서 고마웠다고...
한국어 시간이 재미있다는 인사와 함께....
ㅠㅠ
아~~ 진짜 진짜 감동의 쓰나미~~~~


3개월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즐겁게 하하호호 수업한 예쁜 추억이 
이렇게 우리 사이를 애틋한 사제지간으로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다음번 초급3반도 꼭 가르쳐달라며
 학생들은 나를 꼭안아주었고
우리는 신나게 포토타임을 가졌다.
맛있는 면요리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
우리는 이렇게 종강파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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