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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6일 수요일

항상 맛있는 과일만 먹기. 항상 좋은 삶을 살기.

여름휴가 때, 한국에서의 일이다.
집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고모가 방금 사들고 왔다며 
포도 박스에서 가장 싱싱하고 먹음직스런 포도를 골라 씻어주며 해 준 이야기다.

"여기서 이게 가장 맛있어 보이네. 이거 우리 은희 줘야겠다.
은희야, 앞으로 과일을 사면 무조건 가장 맛있고 신선한 것부터 먹어.
그 다음날도 남은 것 중에 가장 맛있어 보이는 걸로 골라 먹고.
그러면 넌 항상 맛있는 과일만 먹게 되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물러터진 포도 아깝다고 상하기 전에 빨리 그것부터 골라먹고 
그 다음날도 가장 덜 신선한걸 골라먹더라.
그러다보면 그 사람은 항상 제일 맛없는 과일만 먹게 되는거야."

늦둥이 아들을 키우느라 요즘 행복에 빠져 지내는 고모는
내게 좋은 말들을 곧잘 해주는 나의 조언자인데,
그날만큼은 요즘 가장 우선 순위가 된 늦둥이보다도 
내게 가장 좋은 포도를 골라 건넸다.
결혼을 앞두고 인생이란 뭘까를 한참 고민하던 그 시기에
내 마음에 이토록 와닿는 말도 함께 해주면서 말이다.

그렇다.
그 순간 항상 맛있는 과일만 먹다보면
결국 그 과일이 없어질 때까지 나는 가장 맛있는 과일만 먹은 셈이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지금 이런저런 고민과 선택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그 중에 가장 좋은 걸 골라 하는거다.
그리고 그 다음 선택의 순간에도
 또 그 다음의 순간에도...
그러다보면 그런 좋은 선택들이 하나하나 모여 
결국 좋은 삶을 이루는게 아닐까 싶다.
물론 객관적으로 모두에게나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좋은 삶을 산다는 건 
이처럼 포도 한송이로부터도 배울 수 있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나는 지난 여름, 그 순간 가장 좋은 선택을 한 것이 분명하다.

자카르타 근교 온천 여행

Giritirta 온천
열대의 자카르타에서 온천이라? 
인도네시아는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온천이 매우 넓게 분포해있다.
주로 반둥지역에 온천이 많지만
자카르타 근교에서도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시내 중심지에서 보고르 방면으로 죽 가다보면
Sentul이라는 지역이 나온다. 
산으로 둘러쌓여 깨끗한 이곳은 
자카르타와 가까운 거리덕에 주거지와 골프장이 모여있다.
(공기부터가 완전 다르다는...@.@)
Sentul에서 2~30여분 더 시골길을 달려 가다보면 Giritirta 온천을 만날 수 있는데,
가는 길이..... ㅎㅎㅎ
새 차는 절대 몰고 가지 마시길..
정말 구불구불 울퉁불퉁 비포장길이 장난 아니다.

요런 길을 20분 이상 달려 어렵사리 찾은 이곳!
Giritirta hot spring!
지인으로부터 알게된 이곳 온천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알아보고
전화로 방도 예약해 두고 찾아갔다.

입구로 들어서니 천국의 계단(?)
계단식 논도 널따랗게 펼쳐져 있고,
산과 들을 지나 푸른 나무들을 감상하며 피톤치드도 맘껏 들이키고
오염투성이 복잡한 자카르타에서 벗어나 제대로 힐링한 날.
나는 자연인으로 거듭났다.ㅎㅎ

Giritirta직원분들이 마중나와 반갑게 맞아주셨고
꼭대기 빌라로 안내해 주셨다.


소박하지만 깨끗한 방이었다.

특히 요 테라스가 마음에 들었다.
전망 최고!

맑은 공기 한모금 마시고, 차 한모금 마시고 ~

여기까지 오느라 배가 고파진 우리는 
식당에 내려가 나시고렝과 soto ayam도 주문해 먹었는데...
음식냄새가 나자 귀신같이 알고 달려온 불청객
식당 주변에 사는 흰 고양이~ ㅎㅎ
어찌나 애처롭게 쳐다보던지 달걀프라이는 저녀석에게 양보하고 말았다.

조용한 빌라 주변을 거닐며 산책하기도 참 좋았는데...
조명이 하나둘씩 들어오니 숙소가 더 예뻐보였다.
정원이 참 잘 가꿔진게 보기 좋았다.
마음까지 정갈해지는 기분!

야간 온천 고고~
산중에 자리잡은 마을인지라 밤이되니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
뜨끈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캬아~ 행복이 그곳에 있었다.

온천욕을 하겠다고 미리 인원과 시간을 말해주면
부지런한 직원들은 미리 물을 받아놓고 개인 온천탕을 준비한다.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사랑 타령 한소절~ 
이리 오너라 내사랑이여~ 사랑,사랑,사랑 내사랑이여~ ㅋㅋ


칼칼해진 목은 주스로 달래보기 ^^;;
온천탕으로 신선한 과일주스도 직접 배달해 준다.
희야는 구아바 주스, 호야는 망고 주스!
꺅~ 여기 너무 좋잖아!! 
ㅜㅜ
천천히 온천욕을 즐기며 그날 밤이 저물어갔다.

아침식사는 전망좋은 테라스에서 서비스 받았다.
나는 아메리칸으로 호야는 역시나 나시고렝으로 ㅋㅋ
커피와 아름다운 경치를 느긋하게 만끽한 후에 
한 번 더 온천과 마사지를 즐기기로 했다.
 
오전에 보니 개인 온천탕 입구는 이렇게 생겼군!

낮에 보니 더 예쁘다.
여기서 또 실컷 온천에 몸을 담그고
마을에서 사람도 불러다가 마사지도 받고 

슬슬 우리는 자카르타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정말 아쉬운 1박 2일 ㅜ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힐링이 필요할 때 다시 한 번 찾기로 하고~
보석같은 이 곳 Giritirta 온천은 희야블로그에 오신 분들에게만 살짝 소개하기로!ㅎㅎ



Giritirta hot spring and spa 웹사이트

http://giritirta.blogspot.com/2011/02/brosur-giritirta-hot-spring-and-spa_0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