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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자카르타에서 기차타기

인도네시아 대학교에서 시내의 감비르 역까지 기차로 이동하기

자카르타 생활의 스트레스 주원인은 바로 지긋지긋한 교통체증 ㅠㅠ
코 앞에 목적지를 두고 1시간 이상 한 자리에 갇혀 옴싹달싹 못해 본 경험은 부지기수.
도로 사정도 너무나 좋지 않을 뿐더러
인구수와 자동차가 심각하게 포화상태인데다
걸핏하면 도로를 봉쇄하고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치면서 자기 일을 보는 정부 관료들도
심각한 교통체증에 한 몫하고 있다.
예고 없이 도로 봉쇄하는 것이 너무나 예삿일인 자카르타

희야의 퇴근시간은 6시. 딱 Rush Hour.
자카르타 남쪽에 위치한 Depok에서 시내 중심가로 출퇴근 시간에 이동한다는 것은...
2~3시간을 각오해야 할 일이다. (안 막히는 시간에는 40분 거리)
택시로 2시간 넘게 걸리고, 택시비 옴팡 뒤집어 쓴 경험을 살려 ㅎㅎ

희야가 선택하게 된 것은 바로바로 기차^^
(사실 위랴나 씨께서 알려주셨다. 시내로 가려면 기차가 훨씬 빠르고 편하다고...)

이코노미 좌석은 Rp. 2.000 보통 매일 등하교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한다.
나는 에어컨 나오는 이코노미 AC Rp.6.000 티켓을 샀다.
오, 마이 갓!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코노미 열차... 열차 위의 지붕을 보시라~
위험천만하게도 대학생들이 열차 꼭대기에 올라 앉거나 누워서 이용하고 있었다.
너무 위험해 보였다. ㅠㅠ
아니나 다를까 가끔 감전사고나 추락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
아무리 덥고 좁아도 그렇지... 저러면 안되는데...
이봐요 학생들 내려오세요~ 다음 열차 이용하세요~~!!

다시 이코노미 AC 기차로 돌아와서,
특히 이 기차가 좋은 것은 열차 앞 뒤 두 칸은 여성전용 특별칸이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쁘게 외관을 꾸민 여성전용 특별칸~ 짜잔~
정말 아이를 동반한 여성들과 젊은 아가씨들, 아주머니, 할머니들께서
 편안하게 이용하고 계셨다.
(우와~ 우리 나라도 지하철에 이런거 도입했으면 좋겠당)
아무래도 남녀접촉이 엄격히 구분되는 이슬람의 종교문화가 반영된 듯하다.

모두 여성분들~
이 열차칸 안에 외국인은 나혼자였던 듯...
(아,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거의 모든 외국인은 개인 운전사가 있거나 택시를 이용하니까)
 그리고 내가 꼼꼼히 관찰하고 알게된 바
열차 내에 일본어 안내문구나 광고물이 간혹 보였다.
일본에서 사용하던 지하철이 인도네시아로 오게 되었나 보다.

여성전용 특별칸 안내표시
아이 동반 여성 오케이! 남성 안돼요! 연인 안돼요! ㅎㅎ


열차 노선도
우리나라 지하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지상으로 다닌다는 것(지진도 자주 나고, 땅도 넓으니 굳이 지하를 팔 이유가ㅎㅎ),
노선이 몇 개 안된다는 것.

짜잔~ 드디어 시내 중심가의 감비르 역 도착.
UI역에서 딱 50분 걸렸다. ㅎㅎ
감비르 역은 모나스와 가까운 위치의 역으로
이곳에서는 시내의 대형 몰이나 한국 대사관, 한국 문화원 등으로 이동하기가 수월하다.
역도 엄청 크고, 상가도 많고 사람도 많고 ㅎㅎ

복닥복닥한 역사를 나와서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인 그랜드 인도네시아로 이동!
15분이면 오케이^.~



아, 요건 보너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젊은 청년들이 갖가지 악기를 들고 나타나 즉석 공연도 열어주었다.
즐겁게 감상했다면 가벼운 잔돈으로 답례하기 ^^

아, 삭막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마주치게 된 생각지도 못한 음악공연이라니...ㅎㅎ
이 날 들려준 곡은 Heal the world~
혼자 흥얼흥얼 따라부르며 어찌나 신나던지...
거리의 악사들 반가웠어요.
다음에 자카르타에 갈 때 기차역에서 우리 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