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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Tropical Green Christmas

족자카르타의 성탄절 모습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절하면 떠오르는 거리의 캐롤, 하얀눈, 털달린 옷, 장갑 등은
이곳 족자카르타에서는 아무래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 이곳은 우기가 한창이라 매일 한차례씩 비가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덥거나ㅎㅎ
 두리안과 람부탄, 망고스틴이 한창 맛있을 때이다.

열대기후 속에 있다고 성탄절 기분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실은 족자 시내 곳곳의 대형몰이나 호텔 등에 들어가 보면 사정이 또 달라진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이 곳은 보통 거리에선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전혀 느낄 수가 없지만,
이렇게 커다란 건물 안은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각종 시즌세일이 한창이다.
쇼핑몰 내부를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모습
말리오보로몰
전혀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거리와는 대조적이다

보라색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색다르구나

쉐라톤 호텔의 심플한 크리스마스 트리


쇼핑몰 안에 설치된 무대에서 라이브 음악이 원래 자주 공연되기는 하지만,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이니만큼 캐롤이 흘러나왔다

아, 캐롤 들으니 마음이 싱숭생숭
코끝, 발끝이 시릴 정도로 추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크리스마스는 추워야 제 맛이니까...


예쁘게 조형물 꾸며 놓은 모습들
솜으로 만든 하얀 눈 ㅎㅎ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가끔 한국은 얼마나 추우냐고 묻는다.
태어나서 지금껏 눈을 한 번도 구경한 적이 없는 이 친구들에게 겨울은 동경의 대상
추울 때는 영하 15도 정도까지 내려간다고 했더니, 입이 쩍 벌어진다.
그런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느냐며...ㅎㅎ
하긴 이 친구들은 비 오는 날 기온이 25도 정도로만 내려가도
콜록콜록 거리고 감기에 걸리니까 말이다 ㅎㅎ
매일 학교, 집, 학교를 왔다갔다 하다가 모처럼 몰에 나오니 나도 기분 업
아, 스키장 가서 신나게 보드 한 번 탔으면 좋겠다. ㅠㅠ


족자카르타 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케익과 쿠키, 초콜릿 판매 행사가 한창이었다.
이렇게 호텔 로비에 진짜 초콜릿으로 만든 대형 초콜릿 집을 전시해 놓고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었다.
특히 나의 눈길을 ㅜㅜ


아아악.... 주변에만 가도 퍼지는 달콤한 초콜릿, 과자 냄새에
이미 내 혀는 무조건 반응 중 ㅎㅎ

쿠키는 5만 루삐아에서 10만 루삐아 정도
케익은 15만 루삐아에서 20만 루삐아 정도
늘 다이어트 중인 나는...
구경만 하는거지 뭐...
ㅎㅎㅎ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모처럼 선생님들과 분위기 좀 내보기로 했다.
늘 집에서 고구마와 당근만 드시는 울 진화 쌤이랑
귀국 전 급다이어트 중이라 늘 굶기 일쑤인 혜나 쌤이랑 ㅎㅎ
노보텔 저녁 디너를 예약하고 고고씽
갖가지 요리를 갖다 놓고 하우스 와인까지 한 잔
제대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 보았다.
한 해도 마무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서...

이번 성탄절이 족자카르타에서 보내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해졌다.
나의 바람대로 내년에는 한국에서 연말 분위기 팍팍 느끼며 진짜 추운 성탄절을 
보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여름 옷을 입고 설 날도 올해가 마지막이겠지...

나는 이렇게 족자카르타에서 성탄절을 마무리 했다.
남은 연말동안 새해 계획도 알차게 세우고
더 멋진 2012년을 맞으리라!

아, 한가지 더!
작년에 느낀건데...
한국은 성탄절 끝나기가 무섭게 1월 이전에 모든 트리와 장식들을 싹 거두고
새해 분위기로 다시 교체하지만,
족자카르타는 성탄절 장식이 1월 말 그 이상까지 간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