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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학과 모꼬지

가자마다 대학교 한국학과 모꼬지
15-16 OCT. 2011

Makrab jurusan bahasa KOREA


UGM 한국학과의 2011 모꼬지 날!
토요일 12시 출발을 약속해 놓고
학생들은 아침 8시부터 집합을 했다고 한다.
소풍가는 날 어린아이의 마음이 이러할까?

2학년 선배들이 만들어 준 귀여운 이름표를 단 신입생들
드디어 깔리우랑(Kaliurang)으로 모꼬지 출발! 

아직은 어린 모습의 신입생들
열여덟, 열아홉의 한창 예쁠 나이!

지난해 해변으로 갔던 모꼬지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숙소가 무척 좋았다.

2층 방에서 선생님들끼리 묵을 수 있었다. 
침대가 4개있는 방이었는데 우리는 네 명이서  묵도록 배려를 해주었지만
학생들은 여덟명씩 묵었다고... 
잘생긴 2학년 Ilyas와 함께!
수업시간에 발표 시키면 언제나 톡톡튀는 상상력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Ilyas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의 꽃
발리 플라워로 알려진 bunga kamboja
화단에 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발길에 채이는 이 꽃을 주워다가 머리에도 꽂아보고...
손으로 빙글빙글 돌려도 보고...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멋진 모꼬지 문화 하나!
늘 엠티 저녁 시간에는 아카데믹 프로그램을 집어넣는다!
이 날도 네 분 선생님의 세미나가 어김없이 이어졌다.
한국학과의 역사와 장학제도 소개, 한국어 공부법, 한국어의 역사와 특징 등등
엠티는 무조건 놀러가는 거라 생각하는 한국의 대학교를 나온 내가 부끄러워지는 부분이다.

바띡 모티프의 잠옷을 입은 신입생
지난 해 엠티의 컨셉은 할로윈 파티였고,
이번 엠티의 컨셉은 파자마 파티다.
모든 신입생들이 각기 드레스 코드를 맞춰서 파자마를 입고 왔다. ㅎㅎ

와힛 선생님의 세미나
유학과 장학금 제도를 소개해 주시고,
자신의 유학 경험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다.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모꼬지 문화 둘!
학생들은 음식 장만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같으면 고기 굽고, 커리나 김치찌개를 만든다고 야단일텐데
이들은 숙소에 주문해버린다. 인도네시아의 매식문화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음식준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 많은 정성을 기울일 수 있다.

아, 제일 앞에 있는 내 접시에 음식이 가장 많아... ㅜㅜ
맛있는 걸 어떡합니까? ㅎㅎ

"선생님 먼저 드세요!"를 외치던 학생들
음식 담아 오는 선생님들 차례가 끝나자 비로소 저녁식사를 시작한다.
파자마를 입은 귀여운 모습으로 ㅎㅎ
고등학교 기숙사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짧은 휴식시간동안 사물놀이 동아리의 멋진 공연.
이번 공연은 선배들이 아닌 두 달 연습한 신입생 위주로 이루어져서 더욱 뜻깊었다.
아직은 어깨춤이 어색한 신입생들 ㅎㅎ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졌다.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모꼬지 문화 셋!
이들은 모꼬지 스케줄을 분 단위로 짠다.
저녁식사 7시~7시 30분
사물놀이 공연 7시 30분~7시 45분
편지공개 7시 45분~7시 50분
세미나4 시작 7시 50분~ 8시 30분
뭐 이런식이다.
분 단위로 짜여진 스케줄을 지킬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꼬박꼬박 모두 다 지켜졌다.
와우, 루아르 비아사!

8시 반 드디어 학생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 레크레이션 시간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중간 중간 편지 공개도 잊지 않았다.
신입생들이 특정 상대에게 편지를 써 오도록 되어 있다.
작년 엠티 때는 선배에게 쓰는 것이 과제였는데
이번 엠티는 이성 동기에게 편지를 써 오도록 요구된 것 같았다.
큰 통에 담긴 이 편지는 추첨을 해서 공개가 되는데,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둥, 수업시간에 이런이런 모습이 멋있었다는 둥...
엮이는 분위기의 편지가 소개될 때면 학생들은
꺄르르~ 꺄르르 뒤집어지는 분위기 ㅎㅎ
역시 이성문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 최대의 관심사로구나!

예닐곱 명으로 이루어진 총 9개 조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가장 인기있었던 "뚱NE1"의 인터뷰 모습
선글라스를 낀 뚱민지의 모습이 보인다. ㅎㅎ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모꼬지 문화 넷!
장기자랑에 최선을 다한다.
요즘 우리 대학생들은 노래 한 곡 부르고 말거나, 춤 한 번 화끈하게 추고 마는 등
개인기로 장기자랑을 커버하는 분위기.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대학생들은 장기자랑 20분을 위해
며칠을 모여서 연습하고,
소품도 만들어 오고,
의상까지 맞춰입고 오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40대인 이 선생님께서 우리 한국도 80년대 대학시절에는 기타도 챙겨오고,
의자 뺏기, 수건 돌리기 등의 레크레이션을 즐기며 건전하게 놀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들의 문화도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시간대비 효율성을 따지고,
합리성과 융통성을 내세워 개인주의로 바뀌어갈까?

집행부로 수고해 준 2학년들의 답례 무대(?)
집행부 선배가 되면 공연을 안 할 법도 한데...
선배들 역시 춤을 열심히 연습해 왔다.
대세는 2NE1이었다. ㅎㅎ
나는 한 곡도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었다. ㅜㅜ
12시 슬라이드 쇼를 마지막으로 우리 선생님들은 자리를 피해주었고,
학생들은 4시까지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겼다.
그리고 5시 기상! 어휴~~~ ㅎㅎ

술 한 잔 없이도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체험하면서
즐거운 1박 2일 모꼬지가 끝났다.

 이들 대학문화를 옆에서 지켜본 결과...
엠티 후에 얻는 것이 술병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동기들과의 추억과 색다른 경험 등으로
아름답게 채워질 수 있다는 모꼬지의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남는 것이 많은 이들의 엠티가 마냥 부럽기만 했다.

2011년 10월 15일 토요일

한국 요리 수업(비빔밥, 김밥)

Demo masak

한국요리수업


UGM학생들은 졸업 전에 반드시 KKN이라는 프로그램을 마쳐야 한다.
우리나라식으로 농촌봉사활동을 말하는데,
학생들은 인근 시골로 가서 교육, 노력봉사, 도우미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친다.
그런데 우리 학과 학생들은 KKN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소개하는
깜찍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었다.


내게 Demo masak을 부탁한 옌드라와 스리가 파견나간
Bantul이라는 지역의 주민센터다.

아침에 나는 근처 가정집에서 김밥과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밥을 한 솥 짓고,
나물을 삶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학생들과 함께 주민센터로 향했다.
행사 시작도 전에 벌써 많은 아주머니들이 자리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무대 앞쪽에는 간단한 조리 도구들이 테이블 위에 준비되어 있었고,
나는 간단한 자기 소개에 이어 요리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행사의 재미를 위해 나를 인도네시아어를 전혀 못하는 외국인으로 컨셉을 정했다.
그래서 통역을 맡은 우리 사회자 친구와 나는 주거니 받거니하며
즐겁게 요리수업을 진행해 나갔다.
메뉴는 간단하면서도 대중적인 음식인
김밥과 비빔밥을 만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도우미로 나선 우리 학생들,
아직 열아홉 스무살인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 저 달걀 못해요, 선생님 당근을 삶아요, 볶아요 ?
라고 자꾸 내 귀에 속삭였고,ㅠㅠ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김밥과 비빔밥을 1시간 반 동안 완성해야했다.
스마일 웃음을 지으며 ㅋㅋㅋ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을 무대로 모셔와 함께 만들어보는 시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고, 많은 질문도 해 주셨다.
아주머니가 만 김밥은 예상대로 옆구리가 터져나갔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다 함께 웃을 수 있었다.
^^
이렇게 급 만든 김밥을 함께 맛보는 시간도 가졌다.
김같은 해조류를 거의 먹지 않는 인도네시아인들이기 때문에
몇몇 분은 김 냄새가 비리다고도 했고,
몇몇 분은 고소하고 맛있다고도 했다.
시간 조절에 실패해서 김밥 한시간,
그리고 남은 시간 20여 분동안 비빔밥을 급 완성했다.
평소보다 맛있게 못 만들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외국 음식을 접하기 힘든 시골 주민들인데,
나 때문에 한국음식이 맛 없는 걸로 각인되면 어쩌나 걱정도 앞섰다.
ㅠㅠ


하지만, 처음 맛 보는 것이 분명할 UGM학생들은
"enak, enak!"(맛있다) 외쳐가며 남은 음식들을 모조리 헤치웠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학생들이 직접 준비했다는 감사장과
바띡으로 만든 작은 손가방 선물도 받았다.

이런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만으로도 내게는 커다란 선물인데...
우리 학생들 작은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마음이 너무나 예쁘다.

얘들아!
선생님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단다!
정말 고맙다!










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릴라 부띠끄

Lila Boutique

Jl. Moses에 자리잡은 릴라 부띠끄

주말에 우리 집에 놀러온 릴라가 블로그 하는 내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내 경험도 기록으로 남기고
한국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족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자 
이렇게 블로그를 만든다고 했더니,
자기 옷가게도 소개해달라고 어서 사진찍으러 가게로 가자고 야단이었다. 

집에서 피자 시켜먹다 말고 달려간 릴라 부띠끄 ㅎㅎ
족자플라자호텔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릴라는 내 친구이자 이 옷 가게 주인 이름이고...
옷은 한국이나 홍콩 중국 등에서 수입해 온다.

릴라의 깔끔한 성격답게 자그마한 가게안에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릴라는 수도 자카르타 출신이고, 패션에 대한 안목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아무거나 걸쳐다 다 잘 어울린다.
걸어다니는 홍보용 모델이랄까?

내가 학교에서 자주 입는 단정한 오피스 룩보다
주로 발랄하고 캐주얼한 의상들이 많다.

시계, 클러치 백, 지갑, 구두, 팔찌, 귀고리, 헤어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들을 많이 디스플레이 해 놓고 있다.
나 진짜 무슨 릴라 옷 가게 홍보하고 있는 것 같다. ㅎㅎ
그래,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족자에 많은 옷 가게들은 같은 상품을 무더기로 갖다 놓는데,
릴라는 색상별로 딱 세 개씩만 갖다 놓는다.
자신의 손님이 거리에서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치는 언짢음을
겪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인장의 배려란다.

대학 때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 지금은 20대에 부모님 도움없이
스스로 자기 가게를 꾸린 릴라
참 대견한 친구다.

주인장이 워낙 패셔너블하고 안목 있어서 소품 하나하나 다 예쁘다.

피팅 룸 앞의 릴라


이렇게 예쁜 릴라ㅎㅎ
항상 느끼는 건데 왜 옷가게 주인 언니들은 다들 예쁠까?
내 친구 서혜영도 그렇고... ㅋㅋ
다음에는 릴라를 위해 릴라 부띠끄 홈페이지 만들기에 도전해봐야겠다.

릴라!
1년 전, 수영장에서 네가 처음 말을 건네 준 이후로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
넌 나의 초콜릿 색 레노마 비키니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지 ㅎㅎ
나도 너의 빨간 비키니가 강렬하게 다가왔단다 ㅋㅋ
나의 외로운 인도네시아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준 릴라. 
옷 가게 꾸리고, 가족과 친구도 챙기고,
인생을 즐기며 살 줄 아는 멋진 릴라.

릴라 부띠끄로 오세요! 오세요! 오세요! ㅋㅋㅋ

UGM 동아리 가두모집

동아리 가두모집

가을에 새학기가 시작하는 인도네시아
신입생들에게 9월은
넓은 캠퍼스와 대학 수업,
그리고 새 친구들과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새로이 적응하느라 바쁜 한달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10월은?
바로 중앙동아리 가두모집 기간이다.
오늘은 바로 동아리 모집 마지막 접수일!
운 좋게도 실용한국어 수업이 끝나고 안젤라가 알려준 덕분에
동아리 모집이 한창 진행중인 행사장에 구경갈 수 있었다. 

 
학교 캠퍼스가 워낙 넓어서
동쪽 인문대에서만 생활하는 나는
서쪽에 이런 행사장이 자리잡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신입생을 부르는 소리, 음악소리, 기합소리 등
 정말 젊음의 낭만이 가득한 곳이었다.
아! 2004년 봄,
나 역시도 대학교 후문쪽에 길게 펼쳐진 동아리 홍보부스를 기웃거리던
파릇파릇한 신입생 시절이 있었는데..
아, 옛날이여! ㅜㅜ


입구에서 바로 마주친 다이빙 동아리
음... 역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와 아름다운 섬을 많이 가진 나라답게
다이빙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보였다.


이건 무슨 동아리 홍보용인지 모르겠네?


여기는 안젤라가 나를 데려간 곳!
승마 동아리의 천막이다.
수업 중에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처럼 운동을 좋아하는 안젤라가 자신의 취미가 승마라고 하기에
멋지다고 칭찬해 주었더니,  수업이 끝나고 바로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나보고 자기 동아리에 가입하라는 것이었다.
언어 프로그램을 듣는 외국인도, 심지어 인근 대학교 학생들도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인데 네이티브 선생님이라고 안될 게 뭐가 있냐는 것이었다.

하이~ 하고 수줍게 들어선 승마 동아리 천막에는 선배들(?)이
호기심 담긴 눈으로 인사를 건네며 이 늙은 신입생(?)을 환영해주었다.


동아리 천막에 말을 데리고 올 수는 없고
짚을 깔고 말 인형을 전시해 놓은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
얼떨결에 나는 승마 동아리의 신입 회원이 되었다


태권도 동아리를 만났다.


사람은 아무도 없고 홍보 판넬만 두어개 걸려있었다.
가끔 저녁을 먹고 캠퍼스를 한바퀴 혼자 둘러볼 때가 있다.
그럼 항상 흰 도복을 입고 열심히 운동중인 태권도 동아리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괜히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내기도 하는 나는 태권도의 왕팬이다.^^

자바 전통 춤 동아리
왜 우리네 대학에는 탈춤 동아리, 부채춤 동아리 이런건 보기 드물고
살사니, 재즈니, 힙합이니 하는 동아리들만 인기가 있는 걸까?

사진 동아리의 모습
부스를 가장 예쁘게 꾸며놓았다.

아기자기하게 전시해 놓은 모습들


오늘 동아리 가두모집 행사장을 둘러보고,
기쁨과 설렘과 풋풋함이 가득하던
나의 신입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언제나 마음 한 켠에 너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 때 그 시절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대학생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하는 나의 오늘도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