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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3일 일요일

아혹(Basuki Tjahaja Purnama) 자카르타 주지사 재선 실패


지난 19일 수요일은 자카르타 주지사 결선 투표일로 임시 공휴일이었다.
그날은 하루종일 FB에 인도네시아 친구들과 우리 학생들이 
푸른색 잉크가 묻은 무명지를 들어 보이며 
너도나도 투표 인증샷을 찍어 올려댔다.

아혹 주지사의 투표 인증샷 
(사진 출처 : http://kabar24.bisnis.com)

목요일날 수업을 갔는데 전날 투표를 하고 온 학생들 모두
새끼 손가락이 다 저모양^^;;;;;;;;;
손을 깨끗이 안 씻은 건가 아님 진짜진짜 강력한 안 지워지는 잉크인건가

도대체 어떤 잉크를 묻히길래 새끼 손가락이 저렇게되나 궁금했던 1인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사진 출처 : lakeybanget.com)

이런식으로 잉크를 묻히는구나...
손톱과 손가락 사이사이에 묻은 잉크는 잘 안지워지는게 당연한거군!



으악 !!!!!!!!!
검색하다보니 이런 사진도 나온다.

(사진출처 및 기사 원문
 : http://kriminalitas.com/ada-jari-palsu-menjelang-pencoblosan-pilgub-dki/)

"4월 14일 어느 트위터 유저의 계정에 올라온 사진으로
부정투표에 이용되는 가짜 손가락들이라고 ㅠㅠ
잉크가 묻지 않으면 다른 투표소에 가서 재투표를 할 수 있어서 
저렇게 가짜 손가락을 끼워 부정행위에 이용한다고... "

에휴....
인도네시아에 부정선거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은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방법도 진짜 교묘하다

수요일 오후 4시가 넘어가니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아혹 주지사의 재선 실패 뉴스가 떴다.
전 교육부 장관 출신 Anies 후보가
15% 이상의 큰 차이로 압승할 것이 예상된다는...

아혹 주지사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60%의 높은 지지율로 재선이 유력했지만,
무슬림 코란 신성모독 혐의에 휘말려 결국 이와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유대인과 기독교인은 정치지도자로 삼으면 안된다'라는 
코란의 한 귀절을 비난했다가 
강경 무슬림들의 뭇매를 맞고, 연이은 탄핵 집회에 시달려야 했다.

경쟁 후보들과 정당들은 이를 더욱 부추기고 교묘히 이용하기에 이르렀고, 
그 이후 지지율은  20%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불과 사나흘 전까지만 해도 신성모독 혐의로 
아혹 주지사가 19차 재판을 받는 모습을 TV 뉴스에서 볼 수 있었으니, 
재선 실패는 불보듯 뻔한 노릇이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최초의 중국계 기독교인 자카르타 주지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화려한 주목을 받으면서, 
때로는 공격적이고 과격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아혹 주지사
조코위의 러닝메이트로서 자카르타를 이끌어 왔던 
아혹 주지사의 시대는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목요일 수업시간에 만난 학생들의 평은 
아혹 주지사의 재선 실패가 대체로 아쉽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동안 자카르타의 도로정비, 출퇴근시간 무료대중교통 도입,
부정부패 척결 노력, 공원과 녹지 등 시민공간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온 그의 공을 높이 사는 눈치였다.
우리 학생들 역시 무슬림이 많았지만, 
고학력 청년층인 우리 학생들은
아혹 주지사에 크게 반감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자카르타 주지사 결선투표로 온 인도네시아가 떠들썩한 요즘

외국인인 내가 이토록 관심을 많이 가질만큼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향후 대선의 초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아혹 주지사의 재선 실패로 조코위 대통령은 날개가 꺾인 꼴이 되었고, 
든든한 지지세력을 잃었으며, 여론의 후광 없이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  


새롭게 당선된 Anies 주지사의 경우, 
960만 자카르타의 국정을 새로이 담당하게 되었고,
그의 후견인이자 그린드라당 당수인 Prabowo는 지금의 여세를 몰아
2019년 대선에 다시 도전하게 될 것이다.
(Prabowo 이 사람도 2014년 낙선 후,
대선불복 선언하고, 헌법 소송까지 제기한 인물 ;;;)


처음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해도 최하위였던 Anies 전 교육부 장관이,
불행히도 종교문제와 연관되어 내리막길을 거듭한 Ahok 주지사를 이기고 
결국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의 승리를 거머쥔 오늘날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새삼 인도네시아는 무슬림들의 나라였지 하고 되짚어 본다.
인도네시아에서 종교문제는 무척 예민하고 위험한 것이기에
외국인인 우리 역시 공식자리에서는 종교관련 발언을 신중히 해야할 것이다.
중국에서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거나
티베트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는
곳곳에 숨어있는 공안에게 잡혀가는 경우가 있듯이,
아 물론,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런 경우는 드물겠지만, 
종교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제나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
대한민국의 대선도 5월 9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재외국민들은 4월 25일부터~)
앗, 그러고보니 프랑스 대통령 선거도 오늘(4월 23일)이네!

전세계의 정국은 지금 요동치는 중
희야가 끝까지 관심가지고 지켜보겠어!



자그마치 1년 만의 새글 작성 ㅠ.ㅠ

1년이 넘도록 방치되어 있던 희야의 블로그 ㅠㅠ
예전엔 참 애정하던 블로그였는데...
일기처럼 자주 쓰러 들어와서 주저리주저리 글도 남기고
혼자만 알기 아까운 정보들도 올려보고
사진저장용으로도 자주 사용하던 이 블로그를......

희야에게 그동안 너무나 중요하고 많은 일들(?)이 있어서 
아주 오래도록 멀리하며 잊고 지냈구나 흑흑

그동안 희야가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않았던 이유(라 쓰고 변명이라 읽는다ㅠ)

1. 희야의 생애 첫 임신 
 작년 1월 새해 첫 날, Pulau Seribu에 놀러가서 새해 일출 보고, 
올해에는 호야랑 희야 닮은 예쁜 아기 갖게 해 주세요 하고 소원 빌었는데, 
바로 그로부터 4주 후 새생명이 찾아왔다. 
꺄~악!
(2016년 1월 2일, Pulau Pelangi에서)

(2016년 6월, 6개월된 한방이 모습)
(8월 만삭 때의 모습)

2. UI대학원 졸업 논문이 진짜로 정말로 엄청엄청 힘들었다. ㅠㅠ
외국인이라고 봐주고 뭐 이런거 전~혀 없었다.
인도네시아어로 100장짜리 논문 쓰고, 
언어학 세미나 발표자로 두 번 이상 참석하고, 
논문 시험도 두 번이나 보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뱃속의 한방이와 함께 겨우겨우 졸업을 했다.
 ^^;;;
(2016년 8월 27일 UI 졸업식에서... 
이제 나도 Kim Eunhee 뒤에 M.HUM붙는다 ㅋㅋㅋ
Magister Humaniora)


3. 출산해서 아기가 생기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육아지옥이 펼쳐졌다.

(2016년 9월 23일, 한방이 출생 7시간 후)

너무나 조그맣고, 연약하고, 가슴시리도록 여린 존재를 내가 낳아버렸다.ㅠㅠ
그 누가 신생아는 먹고 잠만 자니까 편하다고 말했던가
먹여주고, 재워주고, 싸면 치워주고, 안아주고, 
어르고 달래주고, 온갖 비위를 다 맞춰줘야 한다.
이 중에 뭔가 하나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 작은 몸뚱아리에서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 우렁찬 울음소리가 
 빽~~~~~빽~~~~~~ 온 집안에 울려퍼진다. 

그 와중에 나는 온몸이 아프고, 추운데 땀이나고, 
젖이 불고, 관절 마디마디가 삐그덕거리고,
체중이 20kg이나 불어서 출산을 했는데도 몸이 무겁고,
슬프고 처량하고 우울하다가 또 어느순간 가슴벅찬 행복감을 
롤러코스터 타듯 하루에도 12번씩 왔다갔다 하고 있다.




!!!!!!!!!!!!!!!!!!!!!!!!!!!!!!!!!!!!!!!!
이러니 제가 블로그 관리가 되겠습니까 안되겠습니까아아아악!!!!
육아랑 같이 블로그도 운영하는 수퍼맘이 누구입니까아아아악!!!!!
(ㅋㅋㅋㅋㅋ모 대선후보 흉내내봄)




변명은 이제 그만 각설하도록 하고 ㅠㅠ





한방이는 이제 6개월이 넘어섰다.
(우쭈쭈 귀여운 한방이 지난주말 싱가포르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육아도 제법 수월해지고, 
한국어강의에도 복귀를 했고, 
살도 많이 뺐고 ^^;;;

비로소 내 삶도 많이 안정을 찾았다.
내 인생 처음 경험해보는 출산과 육아에
아직은 정신이 혼미하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잘 살아내고 있으며, 
다시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몇 분 안 계시지만 그래도 그동안 희야 블로그 관심 가져주신 분들,
희야 블로그의 소중한 이웃분들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하고 싶었다.

1년여 기간동안 새글과 피드백이 전혀 없어 
死블로그로 전락해버린 이곳에 어서 다시 생기를 채워야겠다.



지금부터 다시!
희야블로그 Restart!!!!!!!!!

2016년 1월 17일 일요일

1월 14일 자카르타 테러 후 반응들

극과 극의 반응을 보여준 인도네시아 사람들
1 14일 자카르타 시내 폭탄 테러 사건을 바라 보며



1 14일 목요일 오전 10 40인도네시아인들을
아니,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자카르타로 집중시킬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요 관공서와 각국 대사관, 고급 호텔들이 밀집한 
번화가의 한 몰 주변에서
(구체적으로 탐린 거리에 위치한 사리나 쇼핑몰 1층의 
스타벅스 건너편 경찰 초소 부근
자살 폭탄과 총기를 이용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 7(테러범 5, 인니인 1, 네덜란드인 1), 
부상 24(인니 경찰 5, 인니인 15, 외국인 4)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일 저녁,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인도네시아 경찰청의 안톤 차를리얀 대변인 역시 
이번 테러가 인도네시아 내부의 이슬람국가 연계 세력의 소행이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
오늘 테러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 양상과 닮았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직후
현지 뉴스에서는 경찰 총격 장면을 분주하게 방송하며 
시민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했고
자카르타 주요 도로는 모두 통제되었으며
각종 SNS에서는 근거 없는 루머들이 떠돌아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테러리스트의 정체, 배후, 정확한 피해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불안한 시점에서
‘현재 자카르타 도심 곳곳에서
(심지어 다섯 군데라며 구체적으로 지명까지 언급됨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있으며
다음 타깃 장소로 테러범들이 이동 중’
이라는 불분명한 단체 메시지가 마구 돌았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쇼핑몰과 호텔 목록까지 
여기저기서 메시지가 들어오자 
나 역시도 불안해 미칠 지경이었다

12시 쯤, 오늘 수업은 취소한다며우리는 모두 괜찮으니 
선생님도 자카르타 시내로 나오지 말라는 전화를
한 학생으로부터 받았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카르타 시내에 있을 지인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이 걱정되어 마음이 바빠졌고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뉴스를 통해 테러 소식을 듣고 
또 얼마나 나를 걱정할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다행히 오후 4시가 지나자
 테러범 7명이 모두 사살되거나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고
그 이후에서야 안심이 되었다.

 IS와 테러범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불안에 떨고 
그들을 두려워하는 나약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각한 듯
오후에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유머러스한 사진과 
각종 재치있는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물론 테러나 기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며 사람들을 구한 가슴 훈훈해지는 영웅담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이 유머러스한 인도네시아인들은 조금 달랐다
불과 오전에 불안에 벌벌 떨던 것도 잠시,
테러 현장에 출동하는 장면이 포착된 
잘생긴 경찰관의 신변을 찾는데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이 총 출동했고
심지어 경찰관들이 사용한 
가방과 신발 브랜드에까지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해석해 보자면, 
"#직장에서의 남성 차림
#가방은 TUMI, 
#스니커즈는 아디다스와 구찌 제품"

못 살겠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 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그 주목받던 잘생긴 경찰관...
신상이 다 털렸다.
그런데...
진짜 잘 생기긴 잘생겼다.

(사진출처 : http://www.bintang.com/lifestyle/read/2412477/selepas-bom-sarinah-polisi-ganteng-ini-renggut-hati-netizen)

경찰이 이렇게 멋지다니... @.@

한국에서도 몇 주 전,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산 경찰들과 함께 시내 추격전을 촬영했는데, 
잘생겼다고 난리난 형사님이 한 분 계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45691)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카르타 테러 발생 직후 불과 두 시간 만에 
사건 현장에서 느긋하게 사떼(꼬치구이)를 굽고 있는
노점 상인의 모습이 포착되어 웃픈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해석해 보자면,
"이 사떼부스는 테러현장에서 겨우 100미터 떨어져 있으며,
두시간 전부터 지금까지(SNS를 작성한 시점이
테러 발생 후 두 시간 쯤 지난후... 헐 ㅋㅋㅋ)
여전히 이 남자는 그의 사떼를 굽고 있고,
사람들은 계속 사떼를 주문하고 있다.
ㅋㅋㅋㅋ
이것이 바로 자카르타다!!!!
당신들은 자카르타 사람들을 테러할 수 없으며,
두려움은 우리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와우! 멋지다 유후~~!!

하루 뒤인 오늘은
대통령의 테러 현장 방문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시민들 역시 어찌나 일상에 재빠르게 복귀했는지
한 상인은 3명이나 사망한 테러 현장에서
여전히 천연덕스레 땅콩을 판매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어도 며칠간은 자카르타가 통제되고
시민들이 불안에 떨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희생자 추모와 함께
또 다른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게
보란 듯이 우리는 테러를 겁내지 않는다는 캠페인을 펼쳐 나가고 있다.

photo by BBC Indonesia's post


테러 방지를 위해 모두가 눈과 귀를 열고,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턱대고 벌벌 떨거나 두려워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것도 
결코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아, 물론 인도네시아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빨라도 너무 빨라서 문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아직은 인니 전역에 1급 경계령이 발령된 상황인데 말이다
ㅠㅠ

아무리 극악무도한 IS 테러리스트들이라 하더라도
이 대책 없이 긍정적이고, 용감하고, 유머러스하며, 
심지어 사랑스럽기까지 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결코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래 사진은 
영화 촬영 중이 아니라
경찰들마저 차량 뒤에서 몸을 보호하며 용의자들과 대치하는 와중에
충격과 공포 속에서도 구경은 꼭 해야겠는지 
경찰들 뒤에 모여서 자리를 지키고 구경하는 
의지의 인니인들 모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